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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사랑...정답이 없다

by Amazing Jerry 2023. 5.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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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As Good As It Gets)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As Good As It Gets)

개봉/장르/감독/출연진

개봉: 1998.03.14

등급: 15세 관람가

장르: 코미디, 드라마

국가: 미국

러닝타임: 138분

감독: 제임스 L.브룩스/James L. Brooks

출연:

잭 니콜슨/Jack Nicholson(멜빈 유돌 역), 헬렌 헌트/Helen Hunt(캐롤 코넬리 역)

그렉 키니어/Greg Kimmear(사이먼 비숍 역)

상처받기 싫어서 상처 주는 남자

고등학교 때 이 영화를 본 기억이 있다. 그때는 '버델'이라는 강아지가 무슨 종일까 하는 궁금증과 유쾌한 영화였던 기억만 남아 있는 걸 보니, 그때는 정말 내가 어리긴 했다는 생각이 든다.

'잭 니콜슨'이 무수한 영화에 출연했지만 나는 그를 떠올릴 때면 항상 이 영화가 먼저 떠오른다.

지독히도 괴팍하고 자기 자신만 아는 비호감 인물이지만 내면에 있는 '유돌'의 순수함과 인간미를 동시에 담아낼 수 있는 배우가 몇이나 될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그는 '유돌' 그 자체이었기 때문 이었을까?

그에게 '유돌'의 캐릭터는 떼어낼 수 없다.

강박성 인격장애를 앓고 있는 '유돌'은 주위 사람들에게 괴팍한 이웃으로 정평이 나 있는데, 옆집 '사이먼'의 강아지가 복도에 오줌을 싼다는 이유로 쓰레기통에 버리기도 하며, 노골적으로 그의 성적 취향을 깎아내린다.

식당에서도 자기 자리만 고집해 누구라도 앉았다면 심술을 부려 일어나게 만든다. 식당에서도 자신이 챙겨온 식기류로만 식사 하며, 집 현관문도 잠겼는지 5번씩 확인을 해야 하는 지독한 강박증 환자다.

하지만 '유돌'은 놀랍게도 60권 이상 소설을 집필 하였고, 꽤 인기 있는 소설가인데, 더 놀라운 건 그의 전공은 로맨틱 소설이며, 자신이 사랑의 전문가로 생각한다는 점이다.

사랑은 교통사고처럼 언제 올지 모른다

늘 자신이 정한 방식대로 똑같고 단순하며, 극히 폐쇄적인 일상을 보태던 어느 날 변화의 조짐이 보이기 시작하는데 강도를 당한 게이 이웃 '사이먼'의 강아지 '버델'을 반강제로 맡게 되었고, 유일한 그의 안식처인 식당 여자 종업원 '캐롤'에게 인간적인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이다.

'사이먼'이 퇴원해 돌아오자 '버델'을 돌려보내 준 그날 밤 덩그러니 주인을 잃은 '버델'의 밥그릇을 바라보며, 고작 개 한마리 때문에 가슴이 찢어진다고 하지를 않나, 아들의 병 때문에 식당에 더 이상 출근하지 못하는 '캐롤'을 위해 개인의 돈으로 의사를 보내주고 치료비까지 부담해가며 다시 출근해 주길 부탁하기도 한다.

명목상 '캐롤'이 없으면 밥을 먹을 수 없다는 것이지만 단지 그것뿐 이었을까?

'유돌'의 호의가 의심스럽기만 한 '캐롤'은 고민 끝에 잠을 못 이루다 '유돌'을 찾아가 아들의 일은 고맙지만, 당신과 절대 섹스는 하지 않을 거라 말한다. 

'캐롤'이 돌아간 후 '유돌'은 혼란스러웠을 것이다.

'캐롤'의 한밤의 고백에 언제나 차가웠던 그의 마음에 어떤 설명 할 수 없는 감정이 생기기 시작한 것을 느꼈지만 이 사랑의 대작가 '유돌'은 아직도 그게 사랑인지는 모른다.

사실 '유돌' 자신도 자신의 성격에 문제가 많다는 것을 알고 있다. 수년 전에 정신과 의사를 찾아가 상담받은 이력이 있는데 최근에 일어난 자신의 변화에 본인도 혼란스러웠던지 정신과 의사를 찾아가 상담을 희망한다. 비록 문전박대당하긴 했지만 말이다.

지성인의 아집일까? 그는 의사 말을 듣지 않았다. 처방해 주는 약도 복용하지 않았는데, 그의 성격으로 미루어 보았을 때 아마도 그는 의사를 가르치려 들었을 것 같다. 약은 독이며 부작용은 어떤 것이 있으며 하면서 말이다.

그러던 중 '유돌'과 '캐롤' 그리고 '사이먼' 이 세 명을 변화 시킬 중요한 사건이 생기는데, 강도를 당해 파산한 '사이먼'을 돕기 위해 그를 '볼티모어'에 데려다주기로 한다.

몸이 불편한 '사이먼'에게 운전해줄 '유돌'이 필요 했고, '유돌'은 게이인 '사이먼' 으로 부터 보호해줄 '캐롤'이 필요 했으며, '캐롤'은 멋진 컨버터블 자동차와 고급호텔 경비를 제공 받는 조건으로 '볼티모어'로 향하게 되었다.

내인생 최고의 칭찬이에요

'사이먼'을 돕기 위한 여정이지만 '유돌'은 '캐롤'과의 여행이 설레기만 한다. 그의 성격답게 음악도 상황을 대비해 준비한다.

기분이 처질 때, 즐거울 때 등등 이렇게 말이다. '캐롤'도 그동안 아들 병간호와 생활고로 여행 한번 떠나지 못한 탓인지 은근히 설레는지 '유돌'에게 분위기 낼 드레스를 챙겨야 하는지 묻는걸 보니 말이다.

지만 '유돌'의 기대와는 다르게 '볼티모어'로 가는 길은 유쾌하지만은 않다.

'사이먼'의 안타까운 사건과 사연에 연민을 느끼고 위로해 주는 '캐롤'에게 '유돌'은 '사이먼'에게 질투를 느끼고 있었는데, 그런 이유에서였을까? 목적지에 도착해 기대하던 '캐롤'과의 데이트에서 '유돌'은 엄청난 명언과 충격적인 망언을 동시에 해버리고 만다.

자신에게 칭찬 한 가지를 하라는 '캐롤'에게 '유돌'은 말한다.

"내 병은 약을 먹으면 상태가 많이 좋아진다는 걸 알아요. 그렇지만 약은 독이기 때문에 먹지 않았어요. 하지만 나는 최근에 약을 다시 먹기 시작했어요. 왜냐하면 당신은 내가 좀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게 만드니까요."

'캐롤'은 감동한다. 그의 진심이 담긴 이 한마디에 그녀는 '유돌'에 대한 사람의 감정이 솟는 듯했고, 모든 걸 주고 싶다는 생각을 들게 해준 것 같았다. '유돌'이 한 그 말은 오랜만에 영화를 다시 보는 필자인 나도 '유돌'이 너무 멋있게 보였고, 언젠가 나에게 인연이 생긴다면 사용해봐야 겠다는 생각을 들게 하였으니 여자인 '캐롤'은 감동이 더 크지 않았을까?

여기서만 끝났다면 좋았겠지만 '유돌'은 너무나 솔직하다. 어린이 같은 순수한 마음이 그에게는 있다. 그런 모습이 우리를 웃음 짓게 만들지만 '캐롤'에게 할 말은 아니었다.

감동적인 '유돌'의 말에 사랑이 가득 남긴 눈으로 왜 자신에게 데이트 신청을 했냐는 질문에 '유돌'은 우물쭈물 대답한다.

"둘만 있으면 왠지 둘이 잘 것만 같아서요..." 너무나도 예상치 못한 대답에 '캐롤'은 그대로 식당을 떠나 버리고 만다.

여행 내내 느꼈던 '사이먼'에 대한 질투의 감정을 그대로 드러내고 만 것이다. 하지만 다시 보면 이것도 일종의 '유돌'만의 사랑 표현이었다. 더 좋은 사람이 되고 싶은 마음에는 '사이먼'보다 더 '캐롤'에게 어울리는 좋은 남자가 되고 싶다는 질투일 테니까 말이다.

나는 유일한 남자입니다

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후 '캐롤'은 '유돌'에게 더 이상 관심도 없고 알고 싶은 마음도 없다며, 더 이상의 만남을 원치 않음을 말하지만, 사실은 '캐롤'도 그와 지냈던 시간이 행복했다. 하지만 너무도 다른 '유돌'을 감당할 만큼 그에 대한 확신이 없었다.

사랑의 전문가 '유돌'도 자신의 복잡한 마음을 '사이먼'에게 털어놓으며 도움을 청한다.

그녀에게 영혼을 뺏겼고 가슴이 터질 것만 같다는 '유돌'같지 않은 표현을 하는 그를 보고 '사이먼'은 그것이 사랑이며, 그녀에게 가서 사랑을 쟁취하라고 한다.

그 말에 용기를 얻은 '유돌'은 '캐롤'을 찾아 가지만 이들의 사랑은 정말 쉽지 않다.

자신을 찾아와서도 사랑의 감정을 확신 주지 못하는 '유돌'이 '캐롤'은 답답하기만 하며, 지치고 힘든 자기 삶에 자신의 마음을 편하게 해줄 남자가 한명 도 없는지 한탄하는 '캐롤'은 함께 길을 걸으며 선을 밟지 않으려고 자신에게 멀어져 걷는 '유돌'을 보며 우리는 힘들 것 같다고 말한다.

'캐롤'이 어떤 심정으로 말하고 있는지 아는 듯 '유돌'은 그녀를 바라보며 차분히 마지막 말을 시작하는데, 그는 이제 진짜 사랑의 대가가 되었다.

'유돌'은 남자에게 사랑받고 싶고, 사랑할 남자를 원했지만, 식당 종업원이고, 싱글맘(Single mom)이란 현실적인 이유로 사랑 받지 못했던 상처받은 '캐롤'의 마음을 치유해 준다.

'캐롤'이 최고로 멋진 여자임을 알고 있는 유일한 남자가 자기인것을, 극진한 모정도, 아들에 대한 사랑도 알며, 모든 말과 행동에는 깊은 뜻이 담겨 있으며, 음식을 나르거나 치울 때도 남들은 그녀의 진정한 모습을 놓쳐도 훌륭한 여성이란걸 알기에 언제나 흐뭇했다고 말하며, 환하게 미소 짓는 얼굴로 변한 '캐롤'에게 '유돌'은 전에 없던 진지한 얼굴과 진실한 목소리로 말을 이어 간다. 내가 당신곁에 있는 게 그렇게도 싫으냐고 말이다.

'캐롤'은 드디어 깨달은 것 같다. 왜 자신은 '유돌'의 진짜 모습을 보지 못했던 것인지, 그가 얼마나 진실로 자신을 사랑하고 있는지, 괴팍하기만 하다고 생각한 '유돌'은 자신의 진짜 모습을 보아주었는데 자신은 왜 그러지 못했는지 말이다.

물론 그녀의 대답은 당연히 "아니요" 였다.

'유돌'은 그녀가 자신 없어 했던 모습들을 사랑 했다.

홀어머니, 병든 아들, 식당 종업원, 짧은 학력 들은 '캐롤'을 위축 되게 만들고 현실을 고단하게 느끼게 할 뿐이었다.

하지만 '유돌'은 그런 그녀의 모습속에서 진정한 매력을 이미 알고 있었다.

우리는 이런 사랑을 할 수 있을까? 누구나 약점이라고 생각하는 부분에서 그 사람의 장점을 눈치챌 수 있는 순수함이 우리에게 남아 있을까? 라는 반성도 하게 되지만, '유돌'의 괴팍하지만 순수한 사랑에 마음이 포근해지게 만드는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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