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봉/장르/감독/출연진
개봉: 2015.11.10
등급: 드라마, 멜로/로맨스, SF
국가: 미국
러닝타임: 107분
감독: 미셸 공드리/Michel Gondry
출연:
짐 캐리/Jim Carrey(조엘 역), 케이크 윈슬렛/Kate Winslet(클레멘타인 역)
커스틴 던스트/Kirsten Dunst(매리 역), 마크 러팔로/Mark Ruffalo(스탠 역)
소중한 것은 우리의 눈을 피해 다닌다
어느 발렌타인데이 날 '조엘'은 마찬가지로 출근길에 오르지만 자기도 모르게 회사가 아닌 '몬톡'행 기차를 탄다.
그리고 '몬톡'에서 만난 한 여인 '클레멘타인'에게 설명할 수 없는 감정으로 이끌리게 되는데, '조엘' 자신도 자신 같지 않은 행동이 낯설지만 '클레멘타인'에게 사랑의 감정을 느낀다.
영화는 시간을 잠시 뒤로 돌려 발렌타인데이 며칠 전으로 돌아간다. '조엘'은 실연의 슬픔에 울며, 형에게 헤어진 여자친구에 대해 얘기를 하고 있는데 상황이 조금 이상하다. 헤어졌다던 그 여인의 이름이 바로 '클레멘타인'이었던 것이다.
어떻게 된 영문일까?
'조엘'은 자신의 연인 이었던 '클레멘타인'이 사실은 자신과의 관계가 더 이상 무의미해서 자신의 인생에서 '조엘'을 삭제하는 시술을 '라쿠사나'라는 곳에서 받았다는 사실을 우연히 알게 된다. 배신감과 분노에 휩싸인 '조엘'은 자신도 같은 시술을 받기로 한다.
시술은 시작되고 '조엘'의 기억은 '클레멘타인'과의 추억들을 쫓기 시작한다.
무의식 가장 표면에 있던 안 좋은 기억들, 싸웠던 기억들, 부정적인 기억을 찾아내고 순조롭게 삭제 작업은 진행되는 듯하지만, '조엘'의 기억 깊은 곳으로 갈수록 자신의 감정이 틀렸다는 걸 알게 된다.
'조엘'은 자신의 결정을 뒤늦게 후회하고, 자신의 기억을 추적해 들어오는 '라쿠사나'의 '하워드 박사'를 피해 자신만의 가장 깊은 무의식에 '클레멘타인'의 기억을 남겨 놓으려 하지만, 결국 무의식 속 '몬톡'에서 만나자는 그녀와의 마지막 대화를 끝으로 '하워드 박사'에 의해 그녀의 대한 모든 기억은 삭제당하고 만다.
지금도 많은 영화관에서 이 영화의 재상영이 이뤄지고 있다는 것은 아마도 사람들이 이 영화가 가진 특별함을 알아서일까?
소재도, 각본도, 배우들의 연기도 특별한 영화임에 틀림없지만 그보다도 너무나 평범한 진실을 간과하고 사는 우리를 '조엘'의 울부짖음을 통해 반성하게 하고 있어서일지도 모른다.
연애를 제법 해본 사람들은 시린 이별 뒤에 왜 나는 그때 상대방을 알려고 하질 않았는지, 왜 그 사람을 있는 그대로 봐주질 못했는지, 왜 나에게 유익해야 하고, 뭔가를 보상받길 원했는지, 내 옆에 있어 주는 자체에 감사하질 못했는지 같은 자책으로 괴로웠던 적이 있을 것이다. 아마 '조엘'은 이기적인 자기 모습을 삭제하고 싶었던 것이 아니었을까? 더 나아가 이런 생각도 해 보았다.
사람의 무의식에 들어가 기억을 추적하고 삭제한다는 것이 실제로 가능하다면 여러분은 어떻게 하겠는가? 필자인 나를 포함해서 사람들은 많은 실수를 하고, 많은 악연을 만들며 세상을 살아가고 있고 그러면서 지우고 싶은 과거도 생기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그 기억을 지운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영화에서도 단편적으로 보여주는 사례가 '조엘'이 원래 알고 추억도 있던 어떤 노래를 잊었듯이 기억의 삭제가 계속되면 될수록 우리는 전부 치매 환자나 다름없지 않을까?
기억의 조작
'이터널 선샤인'과 같이 기억을 소재로 하는 소설이나 영화들은 사람들의 흥미를 끈다.
사람들은 기억을 통해 추억을 공유하고, 학습하며, 관계를 결정하듯이 삶의 모든 것과 연과 되며, 우리의 기억은 곧 역사가 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런 우리의 기억을 조작하는 것은 현재 기술로 가능할까?
많은 연구자들은 특정 기억을 주입 또는 삭제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미 특정 기억의 주입이나 왜곡은 오래전부터 전쟁 포로를 대상으로 작전 수행 및 정보 수집 등의 방면으로 많이 활용하였는데 이때는 심리학적 유도가 대표적인 방법이라 하겠다.
이미 심리학 교과서에서도 사람의 심리 상태를 이용해서 기억을 왜곡하거나 특정 기억을 주입하는 건 그다지 어렵지 않다고 학자들은 말하는데, 이미 MIT 대학의 '피카워 학습기억연구소'에서는 생쥐의 뇌에 가짜 기억을 심는 실험에 성공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 영화와 같이 특정 기억을 삭제하는 건 현재의 기술로는 불가능하다고 한다.
사람의 기억은 뇌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화학반응을 통해서 결정되는데 아직 인간의 노에 대해 그다지 많은 것이 밝혀지지 않음이 원인이라 하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과학자들은 끊임없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고, 결과에 조금씩 다가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이 영화에서처럼 우리의 기억마저 굳이 사람이 원하는 대로 할 수 있어야 행복한 것인지, 그게 오히려 불행으로 다가오진 않을지 윤리적으로 신중한 고려가 필요할 것이다.
기억을 다룬 영화 TOP3
1. 메멘토/Memento(2001년 작)
천재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영화
아내가 강간당하고 살해당한 충격으로 단기기억 상실증에 걸려 10분 이상 기억을 못 하는 남자가 아내를 죽인 살인범을
잡기 위해서 자기 몸에 단서를 문신으로 기록하고, 그 기록으로 범인을 쫓는 한 남자의 이야기
2. 첫 키스만 50번째
'아담 샌들러'와 '드류 베리모어'가 주연한 사랑스럽고 이쁜 영화.
교통사고로 기억을 잃은 '드류 베리모어'를 사랑하는 '아담 샌들러'는 자고 일어나면 모든 걸 잊은 채 교통사고를 당하기 전날 밤의 기억으로 돌아가는 그녀에게 사랑하는 연인임을 매일 증명해야 한다.
'아담 샌들러'의 최대 명작으로 필자는 꼽는다.
3. 코코/ Coco
애니메이션 작품으로 눈물을 펑펑 흘렸던 기억이 있는 영화다.
이 영화는 죽음으로 이별했지만 죽음은 단순한 헤어짐 일 뿐 살아있는 사람의 기억에 남아 있다면 여전히 우리와 같이 살아가고 있는 것이라 말하고 있는데, 사랑했지만 떠나간 사람에 대한 소중한 기억과 추억을 다시 한번 떠올리게 해주며, 죽음과 삶에 대한 의미 또한 생각하게 되는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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