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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그린 북]세상을 움직이는 용기

by Amazing Jerry 2023. 5.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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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 북(Green Book)
그린 북(Green Book)

개봉/장르/감독/출연진

개봉: 2019.01.09

등급: 12세 관람가

장르: 드라마

국가: 미국

러닝타임: 130분

감독: 피터 패럴리/Peter Farrelly

출연:

비고 모텐슨/Viggo Mortensen(토니 발레롱가 역), 마허샬라 알리/Mahershala Ali(돈 셜리 역)

영화는 영화다

1960년대 인종차별이 아직 완연했던 시기를 배경으로 한다.

영화의 제목인 '그린 북'은 'The Negro Motorist Green Book'이라는 실제로 존재했던 흑인 전용 숙박업소 안내 책자에서 따왔다.

특히 미국 남부는 북부와 분위기가 완전히 달랐는데 위에서 설명했던 것처럼 숙박업소는 물론이고, 건물 자체가 흑인 출입이 불가능 하거나, 화장실 및 식당 이용 불가 등 유색인종에 대한 차별과 억압은 매우 극심했다.

영화는 흑인 피아니스트 '셜리'가 자신의 방법으로 이런 사회의 부조리에 맞서고, 조금이라도 세상의 변화를 주기 위해 애쓰는

그의 힘들고 외로운 여정을 조력자 '토니'와 함께 헤쳐 나가는 과정을 담고 있다.

비록 이 이야기가 사실과 다른 점이 많으며, 백인 우월주의 시점으로 만들어진 영화라는 쟁점이 많을지라도, 영화가 말하려는 의도는 명확하다.

지금의 흑인 인권은 세월이 흘러 그저 얻어진 것이 아니라 용기 있는 사람들의 희생과 헌신이 토대가 되었으며, 아직도 세상에 만연한 인종에 대한 차별과 편견이 얼마나 편협하고, 무지한 행동인지를 반성하고, 우리가 모두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용기를 가지길 격려하고 있다.

서로 다른 세상을 사는 두 남자

뉴욕 '코파카바나' 클럽의 가드로 일하고 있는 '토니'는 이탈리아계 이주민 2세로, 거친 생활 환경과 타고나 그의 기질 덕에 남성적이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은 그의 일 처리로 주변 사람들에게 '해결사'로 불리지만 이탈리아계 남자답게 가정적이며, 책임감이 강했다.

그런 '토니'의 직장인 클럽이 잠시 문을 닫게 되었고, 가족의 생활을 위해 당장 다른 돈벌이가 필요했던 그는 일자리를 알아보던 중 운전기사 면접을 제안받는다.

운전기사 제안을 한 사람은 흑인 피아니스트 이자 심리학 박사인 '셜리'로 백악관에 초청되어 연주할 만큼 유명한 아티스트였는데 미국 남부지역 피아노 연주회 투어 동안 자신의 운전기사 겸 매니져 일을 담당할 사람을 구하고 있었다.

당시 남부 지방은 북부와는 달리 흑인에 대한 차별이 여전했고, 최소한의 인격마저 존중하지 않는 곳으로 흑인인 '셜리'가 무사히 투어를 마무리하기까지 '셜리'를 보좌하고, 예측 불가능한 변수를 해결할 조력자가 필요했던 것이다.

'셜리'는 다소 무리한 조건을 제시하지만 '토니'가 이 일에 가장 적격이라 생각했던 '셜리'는 조건을 수용하고 그와 같이 미국 남부 피아노 투어를 떠나게 된다.

스스로 남부 행을 택하다.

교양 있고 품위를 중요시하는 '셜리'와 거칠고 세상에 닳고 닳은 '토니'는 서로의 너무 다름에 인종 차이를 뛰어넘는 그 이상의 차이를 느낀다.

하지만 첫 번째 피츠버그 투어에서 '토니'는 '셜리'의 연주를 관람하게 되고, 그의 성격은 마음에 들지 않지만 그의 음악에 대한 진정성과 천재성을 느끼며, '셜리'가 자신에게 부탁한 일들에 대해 조금 더 신경을 기울이기 시작한다.

'하노버' 투어에서는 공연 관계자가 흑인인 '셜리'를 무시하며 계약되었던 '스타인 웨이' 피아노를 준비하지 않자 '토니' 특유의 방법으로 '인디애나주' 전체에 단 3대 밖에 없는 '스타인 웨이'피아노를 준비시켰고, '셜리'의 연주를 무사히 끝마치게 했다.

이렇게 무사히 투어가 진행되는 것 같았지만 더 남쪽으로 내려와 '루이빌'에 도착한 후 강도 높은 흑인 차별과 인격적 무시를 목격한 '토니'는 이전에는 생각 해본 적 없던 '셜리'의 심정을 헤아리게 된다.

이전 숙소와는 비교도 안 될 만큼 허름한 호텔에서 숙박해야 했으며, 단지 술 한잔하기 위해 술집에 갔다는 이유로 백인에게 폭행당하는 '셜리'를 보며, '토니'는 분노했다.

'셜리'와 지내는 시간이 늘어갈수록 그에게도 있었던 흑인에 대한 반감은 이미 없었고, 오히려 '셜리'의 인격에 경외심마저 생긴 '토니'에게 '셜리'는 흑인이 아니라 이미 그는 자신과 같은 존중 받아야 할 한명의 인간이었기 때문이다.

'셜리'의 폭행 사건 이후 이 둘은 일 적인 관계를 넘어서 서로 인간적인 관심을 가지게 된다.

'토니'가 그의 아내에게 쓰는 편지를 본 '셜리'는 도무지 무슨 말을 전달하고 싶은지 알 수 없는 그의 편지를 교정해 주어 '토니'의 아내와 그녀의 친구들에게 감동을 선물하였으며, '셜리'의 끊이지 않는 잔소리도 자신이 싫은 게 아니라 조금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기에 한다는 것을 알고, 더 이상 그와 대립하지 않고, 스스로 변화를 시도해 본다.

평생 그렇게 살아왔던 발음을 교정하려 하면서까지 말이다.

하지만 '토니'는 '셜리'가 절대 이해가 안 가는 부분이 있었는데 그것은 공연장의 화장실도 흑인이라는 이유로 이용 못하는 대접을 받으면서까지 왜 남부 공연을 해야 하는지였다.

음반사와의 계약이 문제인지 아니면 무언가 특별한 이유가 있을 거라 생각했지만, 밴드의 일원인 '롤렉'은 남부 공연은 온전히 '셜리'가 원해서 하는 것이란 말에 더욱더 '셜리'가 이해가 가지 않게 되엇다.

'셜리'의 용기

이제 그들의 투어 일정은 절반을 넘어서 종반으로 향하고 있었는데 마지막 투어 장소인 '버밍햄'으로 가는 길에 뜻하지 않은 사건이 터지고 만다.

길을 잘못들은 '토니'와 '셜리'의 차를 세운 경찰은 매우 강압적이었고, '토니'의 출신까지 거론하며 '반 깜둥이'라는 말을 하자 참지 못하고 경찰에게 주먹을 휘둘렀고, 둘은 경찰서 유치장에 갇히게 된다.

'셜리'는 오늘 우리는 품위를 잃었으며, 그로 인해 오늘 우리는 졌다고, '토니'에게 말한다.

경찰을 때린 건 '토니'지만 그에게 맞은 경찰은 자신들을 가둔 채 커피를 마시며 아무런 변화가 없지만 피해는 온전히 '셜리' 자신이 지고 있음을 상기시켜준다.

폭력으로는 절대 이길 수 없으며, 품위를 잃어도 절대 이길 수 없다는 '셜리' 자신이 세상과 맞서 싸우는 방식을 '토니'에게 말해주고 있었다.

우여곡절 끝에 당시 법무부 장관 '로버트 케네디'의 도움으로 풀려났지만 '셜리'는 이런 일에 연루된 것도, 이런 일로 '로버트 케네디'에게 도움을 청한 것도 치욕스러웠고, 미안했다.

이런 마음을 알 리 없는 '토니'의 눈치 없는 행동은 '셜리'의 마음을 뒤집어 놓았다.

말싸움 끝에 고상하고 부유한 흑인이 진짜 흑인의 마음을 알기나 하느냐는 '토니'의 말에 '셜리'는 그동안 눌러왔던 억울함이 폭발했다.

피아노를 연주하지 않을 때의 자신은 백인들에게 그저 똑같은 흑인 이며, 흑인들도 자기들 과는 다른 '셜리'를 환영하지 않아 자신의 괴로움을 하소연할 곳도 없는 처지임을 말한다.

백인답지도, 흑인 답지도, 남자 답지도(동성애자 임을 '토니'에게 들킨 사건이 있음) 않은 자신은 대체 무엇이냐며 울분을 토하는 '셜리'의 얼굴은 슬픔으로 가득했고, 인제야 비로소 '토니'가 아내에게 보내 편지에 썼었던, '셜리'의 슬픔과 외로움의 원인을 알게 된 '토니'의 얼굴에는 미안함과 연민으로 가득했다.

어렵게 마지막 '버밍행' 연주회장에 도착하였고, 이제는 연주 대기 장소가 창고여도 이제 그들에게는 별일도 아니었다.

연주회전 식사 자리에서 '롤렉'은 '토니'에게 '셜리'가 이런 인간 이하의 대접을 참는 이유를 말해준다.

'천재성만으로 사라의 마음을 움직일 수 없고, 그러기 위해선 용기가 필요하다고' 말이다.

'셜리'는 그동안 세상을 변화시키기 위해 외롭고 힘든 길을 택할 용기를 냈던 것이다.

같은 흑인 연주자 '냇 킹콜'이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었듯이 자신도 다른 누군가에게 영감을 주고 그렇게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여 세상을 바꾸려 했다.

그렇게 사이가 안 좋았던 '롤렉'과도 화해하고 마지막 연주만 남은 상황 속에 여유로운 마음이었지만, 무대의상 때문에 식사에 늦은 '셜리'가 흑인이란 이유로 또다시 식당 출입을 제재당하자 상황은 변하기 시작한다.

'셜리'는 더 이상 자신에 행해지는 부조리에 참지 않았다. 품위를 지키는 건 자신 혼자만의 자기만족일뿐 세상을 바꿀 수 없다는 것을 '토니'와 함께한 시간 동안 느낀 '셜리'는 이제 당당히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며, 식당 이용을 막는다면 연주회를 보이콧 하겠다고 한다. 다만 투어를 완주해야 돈을 벌 수 있는 '토니'가 찬성한다면 말이다.

'토니'는 '셜리'에게 말한다.

"이 망할 곳에서 얼른 나가죠!"

변화는 내 안에서부터

연주회와 돈을 포기한 '셜리'와 '토니'는 식사를 위해 흑인 전용 식당에 들렀고, 그곳에서 '셜리'는 처음으로 자기들 사람인 '흑인'들을 위해 흑인 곡을 연주했다.

값비싼 '스타인 웨이' 피아노도, 격식 있는 사람들도, 공연비도 없었지만 '셜리'는 처음으로 공연이 끝난 후 기쁨을 느꼈다.

공연이 끝난 후 백인들 사이에서 느꼈던 공허함 대신 자신의 연주를 관객과 함께 즐긴 건 이번이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자신의 틀을 조금씩 깨기 시작한 '셜리'는 투어 기간 내내 힘들었던 '토니'를 대신해 직접 운전하여 '토니'를 가족에게 돌려보낸다.

자기 집에 돌아온 '셜리'는 가족이 없는 휑한 집에서 쓸쓸함을 느꼈고, 더 이상 수동적이지 않은 그는 스스로 '토니' 가족의 크리스마스 저녁 파티를 찾았고, 지쳐있던 '토니'는 그의 방문을 진심으로 기뻐하며 활기를 되찾는다.

그렇게 전혀 어울리지 않았던 둘은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친구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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