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이 게임]스파이(SPY)를 정의 하다

스파이 게임(Spy Game)

개봉/장르/감독/출연진

개봉: 2002.03.15

장르: 액션/스릴러

등급: 12세 이상 관람가

러닝타임: 126분

감독: 토니 스콧/Tony Scott

출연:

로버트 레드포드/Robert Redford(나단 D. 뮈어 역), 브래드 피트/Brad Pitt(톰 비숍 역)

심각하고 위험하며 절대 질 수 없는 게임

중국 수차우 교도소(SU-CHOU-Prison), 구출 작전을 펼치던 미국인이 발각되어 24시간 이내에 처형당할 위기에 처해있다.

같은 시각 CIA 요원 '뮤어'는 홍콩 주재 미국 대사관에 전보를 받고, 위험에 처한 것이 현장에서 생사를 함께했던 '톰'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미국과 중국은 중요한 무역 협정을 앞에 두고 있는 상황에 '톰'의 중국 내 무허가 작전은 무역협정에 중요한 걸림돌이 되고 있었고, CIA는 결국 '톰'을 용도 폐기하기로 결정한다.

'톰'과 오랜 사연이 있는 '뮤어'는 심란하다. 공교롭게도 오늘을 끝으로 은퇴를 앞두고 있었던 그는 많은 권한을 잃은 상태였고, '톰'을 구하기 위한 24시간이란 시간은 너무 촉박했다.

그리고 가장 위태로운 건 CIA 수뇌부는 '뮤어'를 방패막이 삼아 지금의 위기를 벗어나려 한다는 것이다.

절체절명의 위기 '뮤어'는 무슨 일이 있어도 '톰'을 구해 내야 한다.

영화는 '톰'의 남은 처형 시간을 말해주는 타임 마크가 수시로 등장하면서 '뮤어'가 느낄 긴장을 같이 느끼게 해준다.

CIA 수뇌부만 모여 대책을 회의하고 있지만 사실 이들은 '뮤어'를 궁지에 몰 단서를 찾기 위해 혈안이다. 이러한 사실을 서로 알고 있으면서도 '뮤어'는 표정을 감춘 채로 CIA 본부 내에서 게임과 같은 스파이 작전을 펼친다.

'톰'과 '뮤어' 이 둘의 지난 역사는 CIA 수뇌부의 질문과 그에 대한 '뮤어'의 회상을 통해 보여진다.

이 둘의 인연은 1975년 베트남(Vietnam)전쟁에서부터 시작한다. 이후 '뮤어'는 '톰'을 CIA로 데려와 직접 모든 훈련을 시킨다.

실전에 투입된 '톰'은 베를린(Berlin)에 이어 베이루트(Beirut)까지 '뮤어'와 작전을 실행했고, 냉정하고, 결과 지향적인 '뮤어'에게 실망한 '톰'은 서로 다른 길을 걷기로 하고, 두번 다시 만나지 않았다.

서로를 잊고 지내 시간은 길었지만, 서로에게 얼마나 의미 있는 존재였는지 '뮤어' 자신의 회상을 통해 다시 느끼게 되었고, '톰'의 사건을 더 깊게 파고들게 된다.

마침내 '톰'이 왜 중국(China)에 갔으며, 구출하려 했던 사람의 정체를 알게 된 '뮤어'는 중대한 결심을 하게 된다.

화려한 액션 장면 하나 없음에도 작은 회의실에서 최고의 요원들끼리 벌이는 두뇌 싸움은 영화에서 눈을 못 떼게 한다.

특히 CIA 본부 내 사무실들을 옮겨 다니며, 요원들을 대상으로 펼치는 '뮤어'의 공작은 세계 각지를 누비며 펼치는 어떤 스파이(SPY) 활동과 견주어 손색이 없다.

좋은 건 다시 한번 더

영화 속에서 잡히는 '로버트'와 '브래드'의 투 샷은 마치 아버지와 아들인 듯 똑 닮았다.

이 영화가 개봉할 당시 '로버트'의 나이는 66세 였고, '브래드'의 나이는 39살이었으니, 아버지 와 아들의 나이 차이 이기도 하다.

'로버트'는 1969년 '내일을 향해 쏴라(Butch Cassidy And The Sundance kid)'부터 1973년 '스팅(The Sting)'으로 배우로 명성을 쌓았고 이후에는 '흐르는 강물처럼(A River Runs Through it)'의 감독을 맡았는데 공교롭게도 이 영화의 주연은 '브래드'였다.

이 작품으로 '로버트'는 감독으로 인정받았고, '브래드'역시 기존의 하이틴 스타의 이미지를 벗고 연기자로 인정받는 계기가 되었다.

10년이 지난 후 이번에는 '스파이 게임' 영화에 같이 출연하면서 '로버트'는 한층 더 진해진 중후함으로, '브래드'는 선 굵은 남자로 서로의 매력을 발산하는 동시에 또 한 번 좋은 연기 호흡을 보여주고 있다.

냉전의 시대

1991년은 세계사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

세계는 2차 세계대전 이후 공산 진영과 자유민주주의와의 대립으로 냉전 시대 상태였는데, 이런 깨질 것 같지 않은 세력의 균형이 1990년도 동독(East German)의 붕괴를 시작으로 1991년도에는 철의 장막 소련(Union of Soviet Socailist Republics)까지 무너진 해이기 때문이다.

이 영화의 배경 시점도 1991년으로 양대 이념 간의 조심스러운 교류가 시작될 때고 아주 사소한 문제로도 틀어질 수 있는 위태로운 세계정세를 소재로 삼고 있다.

최근의 스파이(SPY)영화들은 국가의 이념 대립 대신 테러리즘에 관한 영화가 대부분 주류를 이루고 있어 오히려 '스파이 게임'의 전통적 배경 소재가 신선하게 느껴졌다.